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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COVID19 자가격리 中 일상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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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표
기사입력 2020-09-21

 

필자는 6일 아프리카에서의 생활 2년만에 그리웠던 고국 땅을 밟았다. 아름다운 강산이 있고, 나의 인생여정의 모든 추억이 담겨있어 행복함이 가득한 우리나라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간다면 이만큼 푸근하고 편안하고 멋진 나라가 또 어디에 있을까? 내 나라이니까 그렇겠지만 말이다.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서는 COVID19 음성판정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르완다 보건부 산하기관에서 COVID19 검사를 마치고 다음날 음성확인서를 받았다. 르완다공항에 도착하니 청사입구에서부터 음성확인서를 제시하라하고 QR코드인식기로 확인한다. 탑승하기 전까지 통과해야 하는 곳마다 확인을 한다. 작은 가방 하나를 제외하고는 기내에 들고 가지 못한다. 1m 20cm정도의 로봇이 한산한 청사 구석구석 열심히 돌아다니며 COVID19 안전수칙을 영어와 불어로 번갈아가며 안내한다. 비행기 좌석은 한자리 건너 승객을 배정하였다. 승무원, 승객 모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투명프라스틱 안면가리개를 함께 착용한 승객도 꽤 많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인으로 보인다. 비행기는 이륙하여 에디오피아 아디스아바바공항에 도착하였다. 각각 목적지가 다른 환승객들이 꽤나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적용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북적이는 환승통로이다.

 

르완다 숙소에서 떠난 지 거의 하루가 지나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공항은 한산한 반면 입국절차가 예전과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COVID19 방역관리시스템으로 복잡한 입국절차가 진행된다. 입국자들보다 방역원이 더 많아 보인다. 질문지작성제출하기, 열체크하기, 자가격리앱설치하기, 방역원 상담하기, 입국승인받기, 짐찾기, 지역별 안내소에 신고절차를 마치고 공항에 마중 온 가족에게 인계절차를 밟고 공항청사를 나올 수 있었다. 배웅 나온 가족이 없는 사람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방역차량을 이용하게 된다. 공항고속도로를 달리며 자가격리 장소인 수원까지 오는 길은 새로운 감동의 연속이다. 아프리카 작은 나라 르완다에서 지내며 느끼지 못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시원스레 뻗은 고속도로, 고층아파트로 늘어선 주거환경, 풍요로움의 자연환경이 고국에 대한 편안함을 더욱 느끼게 한다. 1시간 남짓 승용차로 이동하고 2주간의 자가격리를 위한 조그마한 원룸에 들어와 짐을 풀었다. 5평 남짓해 보이는 작은 공간이다. 이곳에서 아내와 함께 2주간을 꼼짝 못하고 지내야한다. 도착 다음날 보건소에 전화하니 아직 공항에서 인적사항이 넘어오지 않았으니 이후 연락을 주겠다한다. 오늘은 비가 내리니 내일 오전에 검사하러 가겠다하였다. 검사하러 올 때 부부도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오라한다.


검사를 받기위해 보건소로 가는 길에 스마트폰에서는 계속 경보음이 울린다. 자가격리 장소 이탈을 알리는 경보음이다. 허락된 장소에 가는 길이니 경보음을 무시하고 보건소에 도착하였다. 방역원들은 방역복을 철저히 갖춰 입고 안내를 한다. 문진표도 작성하게 하고 자가격리장에서 사용할 체온계, 소독제등 간단한 위생도구를 지급해 준다. 방역원은 유리 방역실안에서 유리벽을 뚫어 부착된 특수고무장갑에 손을 끼워 내밀고 나의 목구멍과 콧속에서 시료를 채취한다. 검사를 마치고 자가격리 장소로 돌아오는 길에도 스마트폰에서는 계속 경보음이 울린다. 원룸에 도착하니 경보음은 더 이상  울리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자가격리 해제일까지 아무 곳에도 나갈 수가 없다. 아침저녁으로 자가진단 앱을 통해 자가진단 결과를 입력하여야 한다. 보건소 자가격리 담당자라하며 매일 전화로 나의 상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확인한다. 검사를 마친 다음날 음성판정결과가 통지되면서 수원시에서 제공되는 구호품 한 박스가 문 앞에 놓여졌다. 햇반, 김, 라면 등이 들어있다. 부부가 함께 있는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식사할 때며, 화장실이며, 모든 것을 따로 사용하고 거리를 두고 지내라 한다. 쓰레기도 2주간 모두 모아 자가격리 해제일에 제공된 봉투에 넣어 버리라 한다. 침대도 없는 공간이니 잠자리도 불편하다. 바닥에 앉아서 벽에 등을 기대 이것저것 하려하니 등짝이 종일 결린다.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가 없으니 좁은 공간이지만 왔다 갔다 걸어본다. 아침에 일어나면 둥근 목침을 이용하여 누워서 등뼈 펴기와 목운동 등으로 몸의 유연성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불편한 생활의 연속이다.


반면 한국에 돌아오니 모든 것이 다 맛있다. 흰쌀밥이 이리도 차지고 달콤한가. 누님이 택배로 보내준 배추김치, 총각김치, 명란젓 등 어찌 이리 맛이 있는가. 아내친구가 보내준 물오징어, 쭈꾸미볶음이 정말 잊지 못할 고소함의 맛이다. 처제가 만들어 보내준 여러 반찬들이 화려한 밥상을 만들어주며 입맛을 돋운다. 처남이 문 앞에 두고 간 순대국, 추어탕의 맛은 무엇에 비유할꼬. 2주간 자가격리하는  답답함도 있었지만 하루세끼를 흰쌀밥과 함께 하며 배불리 생활해 보는 것도 처음이다. 돌밥(먹고 돌아서면 또 밥 먹자)인생이 되었다. 아프리카에서 검게 탄 피부가 점점 하얗게 변해가고 있고, 아프리카에서 빠진 살이 오르고 있는 느낌이다. 필요한 것들은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다음날 새벽 문 앞에 놓여진다. 필요한 모든 것들이 인터넷상에 있다.

 

COVID19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이다. 일상생활에도 상당히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웨덴 등 몇몇 국가에서는 COVID19 방역시스템을 전혀 가동하지 않기도 한다. 미국내 일부기업은 COVID19로 인한 장기적 재택근무시스템운영을 위해 건물을 매각하고 Head Office만 두고 필요시 호텔이나 컨퍼런스룸을 임대하여 교육이나 연수하는 형태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일상의 변화가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삶의 형태는 급격하게 변해가고 있다. 2주 자가격리하는 동안 태어나 처음으로 활동이 제한된 작은 공간에서의 답답했던 생활을 이어왔다. 자가격리기간의 마지막 자가진단을 입력하고 격리해제시간을 맞이하는 행복함을 가져본다. 밖으로 나가 가을햇살을 맞으며 가까이 있는 호숫가 산책길로 나선다. COVID19가 하루빨리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날을 고대해 보며 COVID19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 갈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르완다연합대학교 부총장 권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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