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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란의 커피이야기]어떤 커피가 좋은 커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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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란
기사입력 2020-02-25



신이 내린 커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신이 내린 커피를 잘 알고 있고 마셔본 분은 분명 커피 애호가이며 커피 전문가일 것이다.  만약 잘 모르신다 하시더라도 괜찮다. 오늘 이 시간부터 관심을 가져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잘 아시다시피 커피는 에티오피아 카파(Kaffa) 라는 지역에서 AD 6세기경 발견돼 예멘으로 건너와 아라비아반도에서 1천년을 잠자다 1519년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셀렘1세에 의해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을 거쳐 17세기 초에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와 지구 전 지역으로 급속히 전파됐다.

 

아라비카는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됐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2016년에 38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 두개골 화석이 발견됐다. 이러한 사실은 아라비카는 자가수분이고 카페인은 커피나무가 자기 방어를 위해 만든 알칼로이드(Alkaloid) 계열의 물질을 갖고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보호 해왔다는 점으로 보아 아주 오래 전부터 커피는 인류와 공생해 왔을 것이라는 추정을 해본다.


 커피의 3대 원종은 아라비카, 로부스타(가네포라), 리베리카 등이지만 이 중 음용이 가능한 대표적인 원종은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등이다 . 아라비카는 싱글 오리진으로 최상급은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라고 부른다.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아라비카보다 더 많이 들어있고 쓴 맛이 다소 강해 아메리카노 커피나 인스턴트커피를 만드는데 주로 많이 쓰인다. 최근 아라비카의 족보를 추적해 보았는데 유게니오이데스가 아라비카의 부모세대라는 것을 알아냈다. 유게니오이데스와 로부스타가 만나 아라비카가 탄생됐다는 탄생의 비밀이 밝혀졌다.

 

왜 느닷없이 커피족보 이야기를 꺼내냐 하면 좋은 커피라고 하는 스페셜티 커피는 커피의 족보라고 할 수 있는 생산이력을 갖고 있어야 좋은 커피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커피를 구매하려고 마켓에 가서 원두 한 봉지를 손에 들고 계신다면 국가, 생산지, 등급, 가공방식 등의 순으로 표시된 라벨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워시드”라고 쓰여 있다면 에티오피아는 생산 국가 이름이고 예가체프는 생산지역을 나타내고 G1은 품질등급이고 워시드는 가공방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는 이 커피를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라 부른다.

 

예전에는 커피의 브랜드가 주로 수출항구나 생산지역 이름을 따서 짓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커피 농장 명칭이 브랜드명으로 정착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서 덧붙여 눈여겨 볼 것은 수확시기와 로스팅 시기 등의 확인이다. 햅쌀로 짓는 밥이 맛있듯이 커피체리도 1년 안에 수확한 뉴크롭이어야 하고 로스팅도 이 생두에 알맞은 포인트로 로스팅 된 원두라야 맛있다. 좋은 커피 한잔의 절대적 기준은 두말 할 것 없이 먼저 좋은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보다 과학적인 로스팅과 추출로 알맞은 커피 한잔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커피의 등급을 분류할 때 크기가 크고, 높은 고도에 생산하고, 결점두 수가 적은 커피가 우수한 커피라고 했다. 게다가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가 평가한 점수가 80점 이상인 커피를 우수한 커피로 인정했다.

 

사실 이러한 분류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기초로 분류한 방식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자기 입맛에 딱 맞는 커피가 최고의 커피이다. 따라서 생산고도와 향미에 따른 분류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고도가 높은 곳에서 재배된 커피 체리가 밀도가 오밀조밀해 맛있고 최고급의 향미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품질의 커피를 선택하실 때 제일 먼저 고려할 사항은 재배고도와 향미(컵노트) 등이고 그리고 나서 품종, 원산지, 재배농가, 수확시기, 로스팅 시기 등을 고려해 커피를 선택하는 게 좋다.

 

자 그러면 신이 내린 커피는 어떤 커피를 말하는 것일까? 지난 2006년 파나마 커피대회에서 미국 커퍼 Don Holly는 “컵 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라고 감탄한 일이 있었다. 어떤 커피를 맛보았기에 이렇게 표현을 할 수가 있을까? 표현도 멋들어지지만 커피는 또 어떤 맛일까? Intelligentsia Coffee의 구매 담당자 Geoff Watts는 “커피에서 마치 한 줄기 빛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더불어 SCA의 Ric Rhinehart는 “이 커피는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져 제가 마신 것 중 가장 완벽한 커피였다”고 평가한 신이 내린 커피, 그 커피는 바로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Panama Esmeralda Geisha)이다.

 

지금 가까운 카페를 들려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를 한번 마셔 보기를 권한다. 게이샤는 원래 지난 1931년 에티오피아 서남쪽 카파(Kaffa) 지역에 위치한 ‘겟차(Gecha)’라는 숲에서 발견됐다. 겟차라는 숲 이름을 따서 게이샤로 명명했다. 그러므로 일본의 기생(妓生)을 뜻하는 게이샤(芸者)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 품종이 케냐와 탄자니아를 거치고, 코스타리카를 거쳐 최적의 환경을 갖춘 해발 1천500m 고지대인 파나마에서 성공적인 재배를 이뤄내게 된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세계 3대 커피라면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 코나, 예멘 모카라고 알고 있다. 여기에는 마케팅 전략이 가미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파나마의 에스메랄다 게이샤는 그들의 명성을 뛰어 넘는 세계 최고의 품질, 세계 최고가의 커피로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복숭아, 레몬그라스, 재스민, 민트, 꿀 등과 같은 다채롭고 섬세한 향미가 나며, 독특하고 긴 애프터 테이스트가 인상적이며 향미가 가슴 깊이 스며든다니 한번 맛보시고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우리말로 말하자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르는 커피”가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커피다.

 

다음 이야기는 커피 예찬입니다.

 

박병란(커피 컨설턴트, 현 비엔나커피하우스 무실점 대표,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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