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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선7기 1년,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묻는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연내 꼭 국회 통과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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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윤 기자
기사입력 2019-09-06

“지방자치법개정안·자치분권→더 큰 수원 완성”
고등법원시대 개막·수원컨벤션센터 개관 등 독보적 성과도 이뤄
모든 정책 시민에 초점… 민선5·6기 바탕 ‘완성형 수원’만들 터



인구 125만 명의 광역시급 대도시, 경기도 수부 도시, 전국 기초지방정부의 맏형, 자치분권 1번지…. 수원시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염태영 시장은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이처럼 가장 거대한 도시를 9년째 이끌고 있다. 하지만, 염 시장은 늘 가슴 한쪽이 무겁다. 광역 지자체 수준의 규모를 갖췄는데도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역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염 시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례시 실현과 자치분권시대 도래 등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추진하고 있다. 염 시장은 ‟모든 정책을 시민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민선 5~6기 성과를 바탕으로 ‛완성형 수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지난달 26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특례시 명칭 부여 내용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된 지 151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다”면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4개 도시(수원·고양·용인·창원) 시민들이 똘똘 뭉쳐있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가 반드시 이뤄지길 바란다”말했다. 민선 7기 출범 1주년을 맞아 염 시장으로부터 지난 1년의 성과와 향후 시정운영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민선 7기가 출범한지 벌써 1년째다. 그동안의 성과는?


▲ 프랑스 국립도서관·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한글본 <정리의궤(整理儀軌)> 복제본 13권을 국내 최초로 제작했다. 정부도 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다. 평창올림픽 개막 전 시민들에게 약속드렸던 수원시청 여자아이스하키팀을 지난해 12월 창단했다. 용인시와 불합리한 행정경계를 조정, 불편을 겪던 지역 주민들의 고충도 해결했다.


올해 3월에는 국내 6번째로 고등법원인 수원고등법원과 수원고등검찰청이 개원·개청했다. 지난 2007년 7월 국회에서 처음으로 고법 설치 법안이 발의된 지 12년 만이다. 이로써 수원시는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고법·고검이 있는 도시가 됐다. 수원컨벤션센터도 문을 열었다. 수원컨벤션센터는 경기남부권 마이스산업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자치분권 전도사로 불릴 만큼 전국을 돌면서 자치분권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치분권이란 무엇인가?


▲ 자치분권은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과 시민에게 나눠줘 시정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다. 지방이 살아야 국가가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 보완장치가 바로 자치분권이다. 예산을 비롯해 생활민원과 다양한 시책사업 등을 정부가 정해준대로 집행하면 지자체는 단지 정부의 출장소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지자체가 주민들이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면서 다양한 지역 환경에 맞는 행정을 펼치는 것이다.


-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5년이 흘렀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완전한 자치분권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한데.


▲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지방자치가 뿌리내릴 토양을 꾸준히 일궈 냈다. 그런데도 지방 현실은 사실상 더 악화됐다. 실제로 재정자립도의 경우 지난 1995년 63.5%에서 지난 2017년 47.2%로 하락했다. 지난 정부들은 한결 같이 지방분권을 혁신과제로 삼았지만 국회의 무관심과 정치 공방, 대통령의 의지 부족 등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래서 자치분권이 지체되고 있다. 이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 자치분권이 왜 필요한지 사례를 든다면.


▲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지시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배가 침몰하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이 동맥경화에 걸렸을 때,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를 입중해주는 사례다. 소중한 304명의 목숨을 잃고서야 깨닫게 됐다. 앞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도 발생 초기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지자체는 정부에 환자 확진 검사 권한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묵살 당했다. 질병관리본부에 검사를 의뢰해 결과를 통보받기까지 2~3일이 걸렸다. 그 기간 메르스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급속히 전파됐다. 만약 수원시가 자체 역학조사원이 있었다면, 3시간 안에 의심자 검사를 완료하고 적절한 대처가 가능했을 것이다. 국가적 위급상황에서 ‘위기대응 골든타임’을 위해선 ‘현장’에서의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선된 건 없다. 현재까지도 기초 지자체는 자체 역학조사관을 두지 못하고 있다.


- 우리나라 자치분권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 로케 발사로 비유를 들어보겠다. 이정동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이 저술한 <축적의 길>을 인용하면 로켓 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점을 정확히 판단해 제 때 1단 엔진 분리, 2단 엔진 점화 등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렸는데, 정부 주도 국가발전이 1단 엔진이라면, 혁신적 포용국가를 향한 자치분권은 2단 엔진이다. 1단 엔진은 이미 수명을 다했고, 지난해 지방분권 개헌 좌절에서 보듯, 2단 엔진은 점화조차 못했다. 지역의 혁신과 발전이 여전히 1단 엔진에 막혀 한 발도 나가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 자치의 현실이다. 현재의 자치분권 추진방안은 여전히 하향식, 그것도 광역에서 멈췄다. ‘기초’는 실종되고‘광역’에 초점이 맞춰져 추진되고 있다. 여전히 1단 엔진을 쓰고 있는데도 2단 엔진을 점화했다고 착각하고 있다.


- 자치분권 추진방안이 여전히 하향식이라는 했는데, 어떤 측면에서 그렇게 보는지?


▲ 재정분권 추진이 단적인 예다. 정부는 지방세수 확충 방안으로 지방소비세 인상을 들고 있다. 지방소비세 인상으로 낙수효과를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방소비세는 광역 세수다. 광역 지자체가 늘어난 세수로 매칭사업을 남발하면 기초 지자체 재정은 더 열악해진다. 이로 인해 기초 지자체의 재정압박은 심화되고 결국 광역 지자체의 눈치 보기가 더 극심해진다.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안)도 마찬가지다. 이양사무 중 70%가 국가에서 광역 지자체로의 이양이다. 정부가 관리하던 것을 광역 지자체가 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지방으로 이양한다는 권한에서, 중요한 조직‧인사권도 없다. 아직도 우리가 중앙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양사무 발굴의 기본 원칙은 기초 지자체의 권한 확대를 위한 ‘기능 중심의 포괄이양’임을 강조한다.
 
- 수원시가 특례시를 추진하는 것도 그런 맥락인가.


▲ 그렇다. 중앙과 지방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자치의 다양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자치분권이 잘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장기불황을 해결하는데 중앙집권적 행정체계 한계에 봉착하자 지방분권추진법, 지방분권일괄법 등을 시행, ‘보충성의 원칙’을 기조로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넘겨주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의 지방분권정책은‘잃어버린 10년’의 장기불황 극복에 기여했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유지했던 프랑스도 1980년대 장기 불황 극복을 위한 해결책으로 지방분권을 추진했다. 스위스와 독일 등도 자치분권적 국가를 지향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 나라들이 선진국이기 때문에 자치분권을 하는 게 아니라, 자치분권을 시행하기 때문에 선진국임을 기억해야 한다.


- 자치분권을 위해 정부나 광역 지방자치단체, 또는 정치권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 지난 2017년 12월 발표한 통계청의 신혼부부(초혼+재혼)가정의 소득분위별 출산자녀수 자료에 따르면, 가구 내 소득이 낮을수록 자녀의 평균 출생자녀 수가 많고, 소득이 높을수록 출생자녀 수가 낮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득이 높은 경우의 맞벌이 신혼부부들은 대졸자이면서 전문직 또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직일수록 소득은 높지만 육아에 전념할 여유가 없어 출산율이 낮은 편이다. 수원시는 자체적으로 인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미래기획단이라는 민관협력기구를 통해 인구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무주택 다자녀가정에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하는‘수원휴먼주택사업’이다. 지금까지 5호를 마련했고, 오는 2022년까지 200호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와 광역 지자체는 이러한 기초의 과감한 스몰베팅 사업들이 전국 사업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스케일업 전략을 수립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줘야 한다. 중앙과 광역, 그리고 기초 지자체가 협력적 파트너십으로 연대하면서 지역이 혁신의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


-핵심 공약인 특례시 구현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 수원시는 특례시 실현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특례시 실현은 더 큰 수원을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0월30일 발표한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에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특례시 명칭 부여가 포함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20대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돼 수원시가 특례시 위상에 맞는 권한과 지위를 확보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장으로서 활동계획은?


▲ 진정한 자치분권 국가를 이루려면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226명에 이르는 시장·군수·구청장을 회원으로 하는 중요한 협의체이지만, 그동안 협의체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기능을 하지 못했다. 민선 7기 2차에는 협의회가 ‘자치분권의 전진기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역할 변경에 나서겠다. 자치분권이 광역 시·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건 심각한 문제다. 국정 운영 패러다임이 기초 지자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기초 지자체에서 한 걸음 나아가 ‘기초정부’가 돼야 한다. 전국 기초 지자체 고충을 취합해 정부에 전달하고,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방안을 협의하겠다.


-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 역할이 궁금하다.


▲ 기초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가 25% 수준이다. 시 단위는 평균 30%, 구는 20%, 군 단위는 10% 등이다. 기초 지자체 중 자체 예산으로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절반 이상이다. 이런 가운데 사회복지비 부담 비율은 날로 증가해 지방재정에서 사회복지비 비율이 40% 수준에 육박한다.


이에 기초 단체장들 사이에선 지방재정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다. 다수의 기초 단체장이 제각각 시행하는 현금성 복지로 인해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보편적 성격의 복지사업이 지역에 따라 차등적으로 시행되고, 복지수준의 편차가 발생하면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정부와 기초 지자체가 담당해야 할 복지정책의 역할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자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민선 7기 수원시장으로 취임하며 ‘사람 중심, 더 큰 수원의 완성’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민선 7기는 민선 5~6기의 8년 성과를 바탕으로 완성형 수원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수원시의 모든 정책 초점은 늘 시민들에게 맞춰져 있다. 시민들이 ‘수원에 산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늘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시민들만 바라보며, 시민들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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