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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행의 생활법률 이야기] 상속 개시 전 상속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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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행
기사입력 2019-07-22

 

문)
‘갑’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한의사가 되었습니다. ‘갑’에는 형제로서 남동생 ‘을’이 있었습니다. ‘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시골에서 농사일을 하며 부모님을 모셔왔습니다. ‘갑’은 자신이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부모님의 재산을 상속받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리고 종이에 이러한 사실을 적어서 ‘을’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부모님께서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갑’은 약속을 무시하고 자신의 상속권을 주장합니다. ‘갑’의 상속권 주장이 정당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상속이란 어떤 사람이 사망한 경우 그의 재산상의 권리·의무가 일정한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상속은 어떤 사람이 사망하는 시점에 법률상 당연히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상속을 받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빚이 더 많은 경우라면 상속을 받지 않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그 외에 스스로 상속받기를 포기할 자유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민법은 상속포기라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할 때에는 상속 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신고를 하여야 합니다. 상속의 개시란 사망을 의미합니다. 사망이 있었다는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일정한 형식을 갖추어 가정법원에 신고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신고를 하여야 상속 포기의 효력이 생깁니다.

 

그런데 사안과 같이 상속 개시 전에 상속포기의 약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그 약정이 유효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먼저 상속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 약정에 대하여, 대법원은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후 일정한 기간 내에만 가능하고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등 일정한 절차와 방식을 따라야만 그 효력이 있으므로, 상속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약정은 그와 같은 절차와 방식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즉, 상속 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 약정은 효력이 없는 것입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상속인 중의 1인이 피상속인의 생존시에 피상속인에 대하여 상속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상속개시 후 민법이 정하는 절차와 방식에 따라 상속포기를 하지 아니한 이상, 상속개시 후에 자신의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또는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즉, 상속 개시 전에 상속포기약정을 했더라도 상속 개시 후에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위 사안의 ‘갑’의 상속권 주장은 적어도 법적으로는 정당한 권리행사라 할 것입니다.

 

조준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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