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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윤칼럼] 22년 묵은 숙제, 수원 군공항 이전…이제는 풀어야

정치권, 고통 감내한 주민들 위해서도 군공항 관련 입법 관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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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윤
기사입력 2019-07-19


국내에서 항공기 소음 피해에 대한 지원이 처음 선을 보인 건 지난 1993년이었다. 당시 항공법에 근거해 김포, 김해, 제주, 여수, 울산 등 공항 5곳을 소음피해 또는 피해 예상지역 등으로 지정하고 방음창이나 냉방시설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후 민간공항 소음만 다루는 법률이 지난 2010년 따로 공포돼 인천공항을 포함한 6곳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군 공항의 경우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97년 10월 최초로 제15대 국회에서 ‘군 비행장 및 사격장 소음방지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이 제출됐다. 하지만, 본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이후 비슷한 관련 법률안이 지난 2015년 제19대 국회 말까지 17건이나 제출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2차례에 걸쳐 정부가 직접 발의한 법률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 2016년 5월 제20대 국회 개원 이후 뚜렷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관련 법안 발의 건수가 두드러지게 많다는 점이다. 제20대 국회 개원 이후부터 지난 4월까지 제출된 법률안만 해도 12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 1997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발의된 관련 법률안의 전체의 41%에 달한다.

 

발의한 상당수 국회의원들의 지역구가 군 공항이든 민간 공항이든 ‘공항’과 관련된 지역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제20대 국회에서 법률안 2건을 대표 발의한 김동철 의원의 지역구는 광주광역시이고, 역시 2건을 발의한 유승민 의원 지역구는 대구다. 이밖에 변재일 의원은 청주, 김기선 의원은 원주, 원유철 의원은 평택 등이다. 규모나 용도야 어쨌든 공항이 들어선 지역구 국회의원들로서는 모르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4월 제21대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다. 유권자들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지만 의원들에게는 ‘코 앞’이다. 그러니 ‘표가 된다면 뭐라도 해야’ 하는 분위기다. 하물며 오랜 세월 소음 피해에 시달려온 주민들의 숙원이라는 점에서, 법률안의 입법은 해당 지역 국회의원으로서는 명분과 실리 등을 얻을 수 있는 계기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점은 2개월 이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가 최근 겨우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삐걱대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제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이 1만6000여 건으로 역대 최다인데다, 법안 가결률은 25.54%로 역대 최저치란 점도 우려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현재 발의된 군 공항 관련 법안은 모처럼 여야가 앞 다퉈 내놓았다. 이에 따라 대표 발의자는 물론 공동 발의 당사자들도 적극 나서야 한다. 비록 국회 상황이 어렵더라도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입법을 관철하기 바란다. 수십 년 세월이 이어지고 있는 군 공항 주변의 수많은 주민들과 어린이들의 고통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허행윤 수원화성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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